정부, HFC 규제관리대상 18종 중 2종만 관리
'키칼리 개정서' 따라 2045년까지 80% 줄여야
에어컨과 냉장고 등 냉방기기의 냉매로 사용되는 수소불화탄소(HFC)가 지구온난화를 촉진하는 온실가스로 규정돼 있지만, 국내에서는 이에 대한 통합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어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달성에 치명타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HFC 규제관리대상 18종 가운데 고작 2종에 대해서만 통계관리를 하고 있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NDC의 전폭적으로 수정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그동안 누락된 HFC 배출량을 소급적용한 NDC 상향안을 올연말까지 국제연합(UN)에 제출해야 하는데, HFC 소급분이 반영되면 산업계가 줄여야 하는 온실가스의 양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HFC가 냉방기기의 냉매로 널리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1987년 프레온가스 생산과 사용을 규제하는 '몬트리올 의정서'가 체결된 이후부터다. 프레온가스가 오존층을 파괴하는 물질로 알려지면서 이를 대체하는 냉매로 HFC가 사용되기 시작한 것이다. 당시만 하더라도 HFC의 심각성이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HFC는 이산화탄소보다 온실효과가 1300배에서 많게는 1만4000배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지금은 6대 온실가스로 규정돼 있다. 현재 에어컨에 주로 사용되는 냉매는 HFC를 가공한 'R-410a'인데, 이 물질의 지구온난화지수(GWP)는 이산화탄소의 2088배에 이른다. 이에 온난화지수가 더 낮도록 설계된 HFC 기반 냉매인 'R-32'가 개발됐지만 이 또한 이산화탄소보다 온실효과가 675배 높다. '지구온난화지수'(GWP)는 어떤 화학물질 1kg이 방출됐을 때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을 이산화탄소를 기준삼아 환산한 수치다.
이에 국제사회는 지난 2016년 HFC 사용을 규제하는 '키칼리 개정서'를 채택했다. 이 개정서에 따라, 우리나라도 올해부터 HFC 생산·소비량을 동결해야 한다. 또 2045년까지 HFC 배출량을 80% 감축해야만 한다.
HFC는 냉장고와 에어컨 내에서 냉매로 쓰일 때는 온실효과가 미미하다. 하지만 수명을 다한 기기를 폐기처분하는 과정에서 HFC가 대기로 방출될 경우에 온실효과가 나타난다. 따라서 냉방가전을 폐기할 때 HFC가 얼마나 배출되는지에 대한 통계기반이 마련돼 있어야만 한다. 하지만 국내 온실가스 배출통계로 잡히고 있는 HFC는 'R134-a'와 'R152-a' 2종밖에 없다.
2020년 기준 국가온실가스 배출량 총 6억5620만톤인데, 이 가운데 HFC 배출량은 1514만톤으로 집계됐다. 이에 한 전문가는 "이 통계치는 실제 배출량의 4분의 1에 불과할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기후변화센터가 2020년 한국환경공단 및 수출입통계로 추산한 HFC 배출량은 6300만톤으로, 이는 국가온실가스 배출량의 10%에 육박한다. 누락된 HFC 배출량을 소급적용하게 되면 '2030 NDC'에서 기준점으로 삼고 있는 2018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수천만톤 더 늘어나게 된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우리나라도 이상고온 현상으로 에어컨 수요는 더 늘어나고 있어, HFC 수요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HFC를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냉매를 하루빨리 도입해야 하지만 국내에는 이를 유도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이 미비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대기업들의 온실가스 명세서에도 HFC 배출량 정보는 적어도 되고, 안적어도 되는 선택적 정보"라며 "전체 사업장에서 HFC가 얼마나 배출되고, 냉매가 어느 정도 차 있는지, 이것이 대기중으로 배출되면 어느 정도 온실가스 배출량이 되는지에 대한 통계자체가 없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HFC 통계기반부터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통계가 있어야 감축 잠재량 분석을 통한 감축방안들이 나오고 지원수단에 대한 예산을 확보할 수 있는데 냉매에 관한 정보가 산업부, 환경부, 국토부, 해수부 등으로 흩어져 있다보니 통합관리가 안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한탄했다.
한편 미국 예일대 탄소억제연구소(Yale Carbon Containment Lab)에 따르면, 전세계 냉방 장비에 들어있는 HFC 냉매 총량은 이산화탄소 기준 240억톤이 넘는다. 이는 자동차 50억대의 연간 배출양과 맞먹는다. 네덜란드 국립공중보건환경연구소는 2050년까지 대기중 축적되는 냉매는 온난화 증가분의 14~27%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게다가 폭염의 증가로 2030년 전세계 에어컨 대수는 현재보다 3배 많은 60억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HFC를 친환경 냉매로 대체하지 않으면 에어컨이 기후변화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우려가 현실이 될 수 있다. 이에 일본은 'HFC-Free 및 저탄소사회 조기실현을 위한 에너지절약형 천연냉매설비 도입 가속화 프로젝트'을 추진해 2020~2022년까지 친환경 냉매에 대해 연간 500억원 이상의 보조금을 지급한 바 있다.
냉매만 잘 관리해도 2050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약 900억톤이나 줄일 수 있는 만큼, 과학자들은 "전세계적으로 빠르게 증가하는 에어컨 수요를 고려할 때, 잠자고 있는 이 거대한 기후위협을 막기 위해서 각국 정부가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출처 : 뉴스트리 https://www.newstree.kr/newsView/ntr202401160009)
정부, HFC 규제관리대상 18종 중 2종만 관리
'키칼리 개정서' 따라 2045년까지 80% 줄여야
에어컨과 냉장고 등 냉방기기의 냉매로 사용되는 수소불화탄소(HFC)가 지구온난화를 촉진하는 온실가스로 규정돼 있지만, 국내에서는 이에 대한 통합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어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달성에 치명타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HFC 규제관리대상 18종 가운데 고작 2종에 대해서만 통계관리를 하고 있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NDC의 전폭적으로 수정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그동안 누락된 HFC 배출량을 소급적용한 NDC 상향안을 올연말까지 국제연합(UN)에 제출해야 하는데, HFC 소급분이 반영되면 산업계가 줄여야 하는 온실가스의 양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HFC가 냉방기기의 냉매로 널리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1987년 프레온가스 생산과 사용을 규제하는 '몬트리올 의정서'가 체결된 이후부터다. 프레온가스가 오존층을 파괴하는 물질로 알려지면서 이를 대체하는 냉매로 HFC가 사용되기 시작한 것이다. 당시만 하더라도 HFC의 심각성이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HFC는 이산화탄소보다 온실효과가 1300배에서 많게는 1만4000배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지금은 6대 온실가스로 규정돼 있다. 현재 에어컨에 주로 사용되는 냉매는 HFC를 가공한 'R-410a'인데, 이 물질의 지구온난화지수(GWP)는 이산화탄소의 2088배에 이른다. 이에 온난화지수가 더 낮도록 설계된 HFC 기반 냉매인 'R-32'가 개발됐지만 이 또한 이산화탄소보다 온실효과가 675배 높다. '지구온난화지수'(GWP)는 어떤 화학물질 1kg이 방출됐을 때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을 이산화탄소를 기준삼아 환산한 수치다.
이에 국제사회는 지난 2016년 HFC 사용을 규제하는 '키칼리 개정서'를 채택했다. 이 개정서에 따라, 우리나라도 올해부터 HFC 생산·소비량을 동결해야 한다. 또 2045년까지 HFC 배출량을 80% 감축해야만 한다.
HFC는 냉장고와 에어컨 내에서 냉매로 쓰일 때는 온실효과가 미미하다. 하지만 수명을 다한 기기를 폐기처분하는 과정에서 HFC가 대기로 방출될 경우에 온실효과가 나타난다. 따라서 냉방가전을 폐기할 때 HFC가 얼마나 배출되는지에 대한 통계기반이 마련돼 있어야만 한다. 하지만 국내 온실가스 배출통계로 잡히고 있는 HFC는 'R134-a'와 'R152-a' 2종밖에 없다.
2020년 기준 국가온실가스 배출량 총 6억5620만톤인데, 이 가운데 HFC 배출량은 1514만톤으로 집계됐다. 이에 한 전문가는 "이 통계치는 실제 배출량의 4분의 1에 불과할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기후변화센터가 2020년 한국환경공단 및 수출입통계로 추산한 HFC 배출량은 6300만톤으로, 이는 국가온실가스 배출량의 10%에 육박한다. 누락된 HFC 배출량을 소급적용하게 되면 '2030 NDC'에서 기준점으로 삼고 있는 2018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수천만톤 더 늘어나게 된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우리나라도 이상고온 현상으로 에어컨 수요는 더 늘어나고 있어, HFC 수요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HFC를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냉매를 하루빨리 도입해야 하지만 국내에는 이를 유도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이 미비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대기업들의 온실가스 명세서에도 HFC 배출량 정보는 적어도 되고, 안적어도 되는 선택적 정보"라며 "전체 사업장에서 HFC가 얼마나 배출되고, 냉매가 어느 정도 차 있는지, 이것이 대기중으로 배출되면 어느 정도 온실가스 배출량이 되는지에 대한 통계자체가 없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HFC 통계기반부터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통계가 있어야 감축 잠재량 분석을 통한 감축방안들이 나오고 지원수단에 대한 예산을 확보할 수 있는데 냉매에 관한 정보가 산업부, 환경부, 국토부, 해수부 등으로 흩어져 있다보니 통합관리가 안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한탄했다.
한편 미국 예일대 탄소억제연구소(Yale Carbon Containment Lab)에 따르면, 전세계 냉방 장비에 들어있는 HFC 냉매 총량은 이산화탄소 기준 240억톤이 넘는다. 이는 자동차 50억대의 연간 배출양과 맞먹는다. 네덜란드 국립공중보건환경연구소는 2050년까지 대기중 축적되는 냉매는 온난화 증가분의 14~27%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게다가 폭염의 증가로 2030년 전세계 에어컨 대수는 현재보다 3배 많은 60억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HFC를 친환경 냉매로 대체하지 않으면 에어컨이 기후변화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우려가 현실이 될 수 있다. 이에 일본은 'HFC-Free 및 저탄소사회 조기실현을 위한 에너지절약형 천연냉매설비 도입 가속화 프로젝트'을 추진해 2020~2022년까지 친환경 냉매에 대해 연간 500억원 이상의 보조금을 지급한 바 있다.
냉매만 잘 관리해도 2050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약 900억톤이나 줄일 수 있는 만큼, 과학자들은 "전세계적으로 빠르게 증가하는 에어컨 수요를 고려할 때, 잠자고 있는 이 거대한 기후위협을 막기 위해서 각국 정부가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출처 : 뉴스트리 https://www.newstree.kr/newsView/ntr202401160009)